
말 한마디가 칼보다 깊이 벤다. 이스라엘의 극우 국가안보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가자지구를 향해 "매일 밤 30~40명을 표적 살해하라"고 주장한다. 당장의 위협이 아닌 사람들까지 겨냥한 이 발언은, 휴전과 평화안이 논의되는 국면에 끼얹은 찬물이다. 인간의 존엄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언어 앞에서, 세계의 시선이 얼어붙는다.
발언이 나온 시점은 미묘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안이 추진되고, 이스라엘군의 작전 강도가 다소 잦아든 국면이다. 벤그비르는 이런 흐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다. 그는 방식을 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갈라섰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폭력의 수위를 더 높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발언의 골자는 가자에서 표적 살해를 벌여 매일 밤 30~40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당장 위협이 되는 이들만이 아니라고 스스로 못 박는다. 나아가 "그곳에는 삶을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특정 집단을 인간 이하로 규정하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는다. 가자 전역 점령과 유대인 정착촌 건설, 팔레스타인 주민의 이주 압박도 거듭 요구한다.
문제의 발언은 하마스에 억류됐다 풀려난 인질 롬 브라슬라브스키가 새로 시작한 팟캐스트 '10월 8일' 첫 회에서 나온다. 방송은 15일 밤 공개되고, 발언은 16일 일요일 팔레스타인과 아랍 언론을 타고 빠르게 번진다. 이스라엘 주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도 이를 그대로 전하며 파장을 확인한다.
한 나라의 안보를 책임진 장관의 입에서 나온 말이기에 무게가 다르다. 특정 집단을 인간의 범주 밖으로 밀어내는 언어는, 그 자체로 폭력의 씨앗이 된다. 평화의 문을 여는 대신 증오의 빗장을 거는 이 발언 앞에서, 국제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는다.
















